이 곳은 내게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첫 관문이였다...
오직 막내로만...오빠나 언니들이 만들어준 세상만
보고 살았던 나로서는...
이 곳은 낯설고 어색하고...
무척 불편한 곳이였다...
쑥스러움이 많은 아이라는 것을 몰랐던 나는...
이 곳에서 그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엄마가 그냥 엄마가 아니라...
할머니엄마라는 것을 알게 해준 곳이였다...
그런 것을 깨달은 아픔을 겪게 해준 이 학교는...
온전히 기쁘고 즐겁기만한 곳이 아니였고...
내가 7살의 나이에 알게된 사실을 감당해야했던...
세상에 처음으로 나와 처음으로 받은 상처란 것을
혼자서 이겨내야하는 고통을 준 곳이였다...
여름휴가를 고향에서 보내기로 하고...
아이들에게 엄마가 다닌 초등학교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재밌겠다며 좋아하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30년만에 모교를 방문하게되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두근...새가슴이 된다...ㅎ
나의 엄마가 그냥 엄마가 아니라
할머니였다는 것을 첨으로 알게 되었고...
상처가 되었던 탓이였을까...
고향엘 들러도 선뜻 가지지가 않더니...
엄마의 행적을 보여주고 싶고...
얘기나누고 싶은 아이들이 생기니...
이렇게 발길도 닿아지는구나 싶어...
뛰어나게 잘 살지는 않았지만...
바르게 살고자 했던 나의 과거가
새삼 고마운 순간이다...
멀리 교정이 보이니 생각했던 것 보다 깨끗하고
예쁘게 가꿔진 모습이 놀라웠던지 두 아이 모두
탄성을 지른다...
그리고 깔끔하게 인조잔디가 깔린
운동장으로 마구 달려가는 아이...
그런 아이의 유쾌한 모습은 바라보는 나도 절로 웃음이 나게했다...
너무 멀리서 사진찍을 자세를 취하는 아이에게...
조금만 앞으로 와보라고 손짓하고...
사진속에 아이와 함께 나의 추억이 담긴 교정을 담았다...
전에는 없었던 예맥관이란 곳은 뭣을 하는 곳일까..?
아이들과 나의 짐작으로는
방과후 수업내지는....클럽활동을 하는 곳이 아닐까...하는데...
문이 잠겨져 있을 것 같아 들어가볼 생각도 못하고
먼 발치에서 사진만 찍어본다...
그리고 통나무로 지어진 축구동아리를 위한 교실도 보이고...
학교의 담장 안에 저렇게 마을 주민들을 위한
정자도 두 곳이나 마련되어 있었다...
이런 배려는 시골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다음엔 아이들과 저 정자에 앉아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생각한다..
깨끗하게 잘 손질된 놀이터...
그 때의 모래가 깔린 그 놀이터는 아니지만...
어린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보인다...
학교 구석구석이 어쩜 이리도 깔끔하게
정돈 되어 있을까...
도시의 삭막한 학교와는 달리...
저 푸르름은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지금 나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와는 사뭇 다른 모습에...
이 곳의 아이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아......추억의 등나무길...
이 등나무 밑을 지나갈땐 이유없는 설레임이 일곤 했었는데...
이 등나무길은 아직 그대로 지켜지고 있었다...
이렇게 지켜주신 분들께 가슴으로부터 고마움의 인사가 나온다...
나의 아이들에게 이 길을 보여줄 수 있다니...
이 등나무길은...우리 학교의 중심이였다...
아마도...지금도 그러한거 같다...
마치 동물원에 온 것 처럼 꾸며진 학교의 후원...
조심스레 학교 안을 들여다보는데....
그 깔끔하고 정갈한 모습에 또 한번 놀란다...
나도...아이들도...
이런 깔끔하고 정갈함은...
정말이지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하얀 초로 복도의 바닥을 반짝반짝 윤이나게 닦아 대던
그 때가 생생이 떠오른다...
이제 더이상 그 누구도 초를 들고 복도바닥을 닦는 이는 없건만...
그 시절의 정갈함은 그대로 닮아있었다...
아이들이 엄마가 수업하던 교실을 보여달라고 하지만...
이미 그 교실은 찾을 수가 없다...
30년이란 세월이 그렇게 만든 것인지...
난 어떻게 그 교실을 찾아야할지를 모르고 헤매다가...
그만두기로 한다...
찾아낸다 해도...
예전의 그 모습은 아닐테니까...
나의 기억속에 자리하고 있는 그 교실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다면...
난 더이상 그 교실을 추억할 수 없게 될 것 같아서...
너무 깊은 부분까지 들여다 보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우연히 부딪힌 교장선생님과 교육감님..그리고 교육장님께서
둘러보시라고 추천해주신..ㅎ도서관이다...
역시 문이 잠겨있어 안을 들여다 보진 못했지만...
이 건물도 나의 추억속에서는 존재하지 않은 곳이다...
이렇게 낮아진 담장도 내 추억속엔 없지만...
참 이쁜 담장이다...
나의 추억이 아니라고 해서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니까...
나의 후배들이...
이젠 나의 자식과 같은 나이를 한 나의 후배들이...
이 곳에서 웃고 떠들고...
울기도 하며 추억을 쌓아가고 있겠지...
비록 학교는 많이 달라져있지만...
10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그들과 나는 하나의 뿌리를 묻고 자라는
나무가지 처럼...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맺었으니...
그 아이들도 참 소중하다...
아이들과 함께 와보기를 잘한 것 같다...
이젠 나의 추억의 장소에...
나의 아이들의 추억도 스몄으니...
언젠가는 나의 아이들과 이 곳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되겠지...
그러기위해 더 자주 이 곳을 찾아서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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