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들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의 시에서 지원하고 있는 소년소녀합창단에
이제 중학생이 되는 큰아이가 오디션을 신청했다..
더 빨리 알게 되었다면 초등학생일때 시켰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라도 알게 된 것에 고마워하면서 오디션을 볼 것을 권유했고
아이도 흥쾌히 수락했다..
하기사...난 노래가 너무너무 좋아요...라며 늘상 떠들고 다니는 아이니까 당연한 반응이겠지만...
"트레이너를 붙여서 수업을 시키시는게 좋을거예요.."라며 정보를 주신 지인이 말씀하신다...
"트레이너까지..요..?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걸까요..? 난 그렇게 까지 해야한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했더니...
오디션장에서 너무 긴장해서 지목소리를 다 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요..
훈련시켜서 그런 억울한 감점은 없도록 하면 좋지요...하는 지인의 말에 공감하면서 트레이너선생님을 소개받았고...
6일간의 수업을 받도록 했다...
아이역시 그렇게 까지 해야하냐는 반응이였지만 오디션이라는 특별한 단어가 주는 특별한 느낌이 매력적이였던 것일까...
트레이닝까지 받아야한다는 말에 더 진지해지는 특별난 기분을 느낀 것일까...별 거부감 없이..아니 오히려 신난 듯 응해주었다...
수업받으러 왕래하는 길에 아이가 질문을 던진다...
"엄마..왜 저를 합창단에 넣으시려고 하시는거예요..?" 라고...아무튼 사소한 것 하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우리 큰 딸이다...ㅎ
"흠....엄마는 너희들이 일상에서 지칠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길 바래...예술이 먼 것이 아니라 너희들의 삶속에 있길 바란다..
예술을 모르는 사람은 즐길 줄을 모르고 즐길 줄을 모르는 사람은 여유가 없지...그리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건전한 수단을 찾지 못해서
나쁜 것에 물들기 쉽고 그렇게 되면 황폐해질 수 있어...엄마는 너희들이 여유를 가지길 바래...그리고 조금은 특별한 삶을 살 것을 꿈꾸길 바란단다..
합창단에 소속되어 있으면 일상이 예술이고 예술인이라는 자족감도 가질 수 있고 연예인 같은 조금은 남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거 같아서...어때..너도
그럴 것 같지 않아...?" 라고 했더니 "저도 그래요...." 라며 웃는다..
그렇게 조마조마하게 혹은 소심하게...그럼에도 막연한 기대감에 설레어 가면서 오디션 볼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더...조금더...잘 할 수 없을까...? 하는 엄마의 당연한 하지만 아이에게 부담이 될 지도 모를 욕심도 내어보고...
잔소리아닌 잔소리도 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하면서 6일간의 트리이닝을 마치게 되었고...오디션을 보는 날이 되었다...
예상보다는 좀 많은 아이들이 오디션장에 모여들었다...
하필이면 올해 경쟁률이 예년보다 더 높았단다...
이건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과연 우리 아이가 합격할 수 있을까...?
하는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였다...
너무 불안했던 탓일까..? 아이는 앉은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고...
같은 이유로 왔다갔다 하며 조바심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있는 아이를 보는 것도...
조바심 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는 아이들을 보는 것도...
엄마의 입장에선 불안하기만 했다...
어렵게 준비한 오디션인데...
몇번의 실수가 있었다는 아이의 말에 나도 모르게 잔소리를 하게 되었고...
속상한 아이는 눈물까지 흘리게 되었다...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기대에 못미쳐
실망하게 될 것을 염려했던 엄마는...
아이가 기대하지 않도록 더 혹독하게 모진 말로 야단을 쳐댔다...
내가 이런 정도의 엄마밖에 되지 못하나..?라고 자신을 나무라면서도...
어쩌면 낙선의 결과로 받게 될 아이의 상처가 염려되어...
기대조차 하지 못하게 싹을 잘라주고 싶었다...
예상보다 경쟁률이 치열했으므로....
그런데 역시나 내심 그래도 기대했던 것 처럼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통지를 받았다...
그리고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라는 통보도...
아이도 엄마도 정말 정말 기뻤다...
내 아이가 반듯한 모습으로 성장해 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 만큼
부모된 이에게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 또 있을까...?
나는 합격의 통지를 받는 순간....
이런 것이 자식을 키우는 맛이구나...하는 감격에 사로 잡혔다..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신입합창단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다양한 연령층이라 단체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합창단에서 배울 수 있어 더 좋은 기회였다..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보니 합창단에 가입시키고자 한 것이
정말 잘 한 일이구나 하는 흡족한 마음이 더 강하게 생겨났다...
합창단을 오랜시간 이끌어 오신 지휘자선생님...
자상한 모습이지만 엄한 포스가 느껴졌다...
잘 견딜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겠지...
그리고 시에서 나온 심사위원장님의 환영사가 시작되었고...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는 신입합창단들의 모습...
축하한다..얘들아....^^
위촉장을 수여하는 행사가 끝나고
선생님들 소개도 끝나고...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참 행복했다..
아이야...삶은 말이야....불행하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단다...
불행과 행복...그 것이 잘 조화된 것이 삶이고...
그 것을 멋지게 뛰어 넘는 것이 프로란다...
한가지 일을 십년하면 프로가 된다잖니...?
엄마는 이제 40년을 넘게 삶을 살아왔으니
삶에 있어서는 달인에 가깝겠지..?ㅎㅎ
그런 엄마가 소중한 너희들에게 하는 말이란다...
결과보다 더 소중한 것은 과정을 즐기는 것이란다...
고통의 순간도...희열의 순간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인생의 주인공 아니겠니..?
늘 니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에...
니 심장이 두근 거릴 수 있는 일에...
너를 진정 행복하게 하는 일에...
그 것이 쉽지 않다해도...
도전하고 싶은 일에 귀 기울이면서 살기를 바란다...
고통은 너를 성숙하게 할 것이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할 것이고...
상대방의 입장을 알 수 있는 넉넉한 사람이 되게 할 것이야...
행복은 너에게 사는 맛을 줄테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의욕을 줄테지...
그리고 너 자신을 더더욱 사랑하게 할 거야...
고통과 행복...그 둘은 절대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란다...
그 둘중 어떤 하나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넌 너 자신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 둘 모두를 즐길 줄 알아야한단다...
그 것이 가능할때...너도 엄마처럼 니 삶의 달인이 되어있을거야...
그리고 너의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 이런 글을 쓸 수 있겠지...?
아이야....많이 많이 그리고 깊이 깊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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