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떤 분과 얘길 나누다가 성품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난 까칠하기도...다정하기도 하다고 했더니 한마디로 새콤달콤한 성격이네요..한다..
새콤달콤하다는 표현...정말 맘에 들었다..
그 네마디가 갖고 있는 의미가 참 크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순간이였다..
양면성...어디 성격뿐일까...삶이란 것 자체가 언제나 새콤하거나 혹은 달콤하지 않은가...?
엄마를 복제한 탓인지..ㅎ 큰아이는 인테넷 세상에 매우 관심이 많다..
엄마의 블로그를 보면서 엄마는 좋겠어요..라던가...까페를 보면서 제게도 까페가 있음 좋겠어요..
라며 부러워하는데...그런 아이에게 넌 아직 어리니 신경 끄세요..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은 엄마다..
그 또래의 욕구가 보통의 아이들과는 달랐던 내 유년시절만 생각해봐도...아이의 간절함이 어느정도일지
짐작이 가기에 넌 어리니까..안된다..라는 말로 아이의 호기심어린 욕구를 묵살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만약 내가 나이가 들어 죽게된다면 우리 가족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진 블로그와
내 젊은 시절의 꿈이 어린 까페를 어떻게 하지..? 폐쇄를 해야하나...?이렇게 극단적인 생각을 하니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한참을 생각하다...ㅇ ㅏ...아이들에게 상속해 주면 되지..하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다...그리고는 큰 아이를 당장 불렀다..."다희야..엄마가 나이가 들면 너에게 블로그를 물려줄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큰 아이는 "정말요..?"라고 하면서 깡총거리며 좋아한다..
"그럼 정말이지..넌 엄마보다 더 집중력이 좋아서 잘 할 수 있을꺼야..멋지게 운영해봐~^^"라고 하면서
"다은이에겐 까페를 물려주면 되고.." 그랬더니 "까페가 좋아요 블로그가 좋아요..?"하고 묻는다..
그 둘의 차이점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줬더니...어쨌던 좋다며 싱글벙글 거리며 자리로 돌아간다..
그 담날....도대체 아이의 생각은 어느정도로 깊은 것일까...이제 5학년..아직은 인터넷 세상도 초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만큼 이런저런 세상적인 계산도 완전 초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판단을 완전
뒤엎는 일이 생겼다...엄마의 블로그를 상속받는 다는 사실에 그저 좋기만 하던 어제와는 달리...
하룻밤 사이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엄마...라고 부르더니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
"엄마...나중에 엄마 블로그를 물려 받게될때요...그때 제가 엄마 블로그를 살펴보고 맘에 들면 물려받고..
맘에 안들면 안물려받으면 안될까요..? 라고 말하는 것이다..헉~!! 완전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였다..ㅎㅎ
하지만 엄마는 언제나 아이의 리더여야한다..그런 순간에.."야...됐거던..!!"이라고 짜증내는 한심한 엄마가
되어서는 안되지...라고 03초의 짧은 순간에 판단을 하면서...여유로운...마인드가 넉넉한 엄마인 것 처럼..
"그럼~~당연히 심사해야지...그리고 너의 맘에 들면 물려받으면 되..맘에 안들면 당연히 안하면 되는거지.."
라고 말했다..아이는 그 말에 "ㅇ ㅏㅆ ㅏ~"하면서 역시 어제처럼 싱글벙글 거리면서 돌아섰다...
아이의 생각이...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만큼 성숙해 있을지 몰랐던 나는 순간 그야말로 당황했지만...
한편 아이의 객관적이고 분명한 자아를 느낄 수 있어 정말 뿌듯한 순간이였다..
그것뿐이랴...엄마가 살아온 세월의 결과를 아이에게 상속할 수 있다는 사실...
그 것이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엄마가 일궈낸 무언가를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삶이 주는
달콤한 맛이였다...때론 엄마의 뒤통수를 치며 새콤한 삶의 맛을 보게 할때도 있지만...ㅎㅎ
삶이란 것은 다양한 모양으로 새콤한 맛과 달콤한 맛을 보게한다...그 덕분에 힘이 들때도 있고...심하게 새콤한
맛만 느끼는 때는 삶을 포기하고 싶어지기도 하지만....강한 의지력으로 우린 새콤한 맛에 달콤한 맛을 찾아
보려는 노력을 하게된다..그 새콤달콤의 조화가 잘 이뤄졌을때...난 어느새 성숙한 인간이 되어있으리라..
큰아이는 며칠 곰곰히 생각을 했던 것인지...블로그보다는 회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까페가 더 재밌을 것
같다면서 블로그대신 까페를 물려받겠다고 한다..
보라....아이는 또 저렇게 나의 상상을 뒤엎는 생각을 하고 있지않은가...
누가 저 아이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난 그저 나의 아이에게 블로그와 까페를 제대로 물려줄 수만 있다면 감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덕분에 나에겐 또하나의 사명이 주어졌다..좀더 알찬 내용의 블로그와 까페를 운영해나가는 것...
아이가 나를 심사한다하니 지금으로선 새콤한 맛이 더 느껴지는 순간이다...
내가 가꿔온 까페에 내 아이의 서명이 올려지는 날....그때 나는 진정 삶의 새콤달콤한 맛을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그 날을 생각하면....어느새 내 입에선 새콤달콤한 맛을 기억하고 있는 조건반사에 의해
침이 고인다...난 누구도 알지 못하는 미래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잡아나갈 것이기에...
난 이미 나의 미래를 알고 있다...그 방향이 아니면 절대...뱃머리를 돌리지 않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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