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 사는 멋/두 다다가 주는 삶의 의미

중딩 1학년인 큰아이의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

예쁜 수채화 2011. 9. 2. 13:41

 

 

 

어제...큰딸램과 동복을 사기위해 시내에 가는 중 차안에서 큰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하나의 사건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아이와 엄마의 대화형식으로 엮어 가 보기로 한다...

아이가 들려준 이야기는 내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와 너무 흡사해서 나 또한 그 당시의 추억속으로 빠져 들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음과 동시에 몰려오는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그리움....그리움....

아...눈물 날꺼 같으다.....ㅜㅜ

우리 큰딸램은 지금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들어와있다...

 

딸램 : 엄마...오늘 우리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정말 놀라운 일이 있었어요..?ㅎㅎ

 

엄마 : 어떤 일인데 그럴까..?

 

딸램 : (무척 흥분하며) 오늘 우리학년의 4반에 어떤 여자 아이가 전학을 왔거던요...

 

엄마 : 어디서 왔는데..?

 

딸램 : 인천에서 왔대요..? 근데 무지 이쁜 거예요...

 

엄마 : 그럼 말도 서울말씨를 쓰겠네..? 더군다나 이쁘다면 남자애들 난리가 났겠는 걸..?

 

딸램 : 엄마...제가 지금 그 얘길 하려는 거잖아요...글쎄...남자아이들이요...다들 미치는 거예요...이쁘다..이쁘다 하면서 춤을 추는 아이들도 있었구요..

          계속 이쁘다 이쁘다 하면서 중얼거리고 있었어요...완전 진짜 다들 돌았아요..완전 미친 애들 같았아요..ㅎㅎㅎㅎ

 

엄마 : 그게 동물적인 본능이라서 어쩔 수 없어..ㅎㅎㅎㅎ더군다나 전학을 왔으니 신선한 느낌도 있었을 것이고...^^

 

딸램 : 근데..남자애들이 다들 미쳐가지구 그 애 얼굴 보겠다고 전부 4반으로 간거예요..근데다가 전교에 소문이 나서 2학년이랑 3학년 선배들까지..

          그 애의 전화번호를 따갔다는 거예요...남자들이 다 미친거죠..ㅋㅋ 그래서 여자선배들이 그 애를 찾아와서 너 뭐하러 전학왔냐구 그냥 거기 있지..

           뭐하러 여기 왔냐구 막 따지고 그랬대요...걔 아마 왕따 당할지도 몰라요...그래도 뭐 남자선배들이 걔의 빽이 되어준다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요..

 

엄마 : 남자선배들이 나서면 그애 더 곤란해질걸...지들이 옆에서 계속 지켜주는 것도 아니구..

 

딸램 : 지켜준다니까요..그게 빽이라는 거예요..ㅎㅎ근데 엄마...저희반 남학생들이 그애 보러 다 가고 없을때 우리반 여자애들이 난리가 난거예요..

          저 것들이 미쳤나 하면서...그래서 우리반 여자애들이 남자애들 오기전에 뭘 했는지 아세요..? 진짜 웃겼어요....

 

엄마 : 교실문을 잠군거 아냐..?ㅋ

 

딸램 : 어...맞아요~어떻게 아셨어요..? 여자애들이 문을 잠그니까...남자애들이 창문으로 뛰고 난리를 쳐대면서 문열라고 소리지르고 그랬어요..

          복도에서 펄떡 펄떡 뛰기도 하고요..ㅎㅎ정말 너무 웃겼어요..ㅎㅎ그래도 그애 안이쁘다는 남자아이들도 간혹 있더라구요..ㅎㅎ

 

엄마 : ㅋㅋ근데 문잠궜다는 것을 맞추는 엄마는 뭐지..?ㅋ 너희들과 같은 생각..?ㅎㅎㅎㅎ 안이쁘다는 남자아이들은 아마 내숭이거나...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려는 잠재의식에서 시킨 것일거야..ㅎㅎ

 

딸램 : 그건 무슨 말이예요..?

 

엄마 : 인간에겐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이란 것이 있는데 자신의 감정이 너무 치우칠때는 이 녀석이 조절을 해 주기위해 능력을 발휘하는 거지..

         어차피 내 여친이 될 수 없다면 그냥 안이쁘다고 생각하자..라고 스스로를 절제시키는 거야..그런걸 잠재의식이라고 하지..^^

 

밤늦은 시간...아직 잠들지 못하고 있는 큰아이를 바느질하고 있던 엄마가 물끄러미 바라보며...

 

엄마 : 너 내일 학교에서 일어날 일이 무지 궁금해서 빨리 학교 가고 싶겠네..?

딸램 : 왜요..?

 

엄마 : 전학온 애 때문에 말야...ㅎㅎ

 

딸램 : 아...맞아요..안그래도 지금 그게 너무 궁금해서 죽을지경이예요..ㅎㅎㅎㅎ

 

엄마 : 니 얘길 듣다보니 엄마도....전학가고 싶당..ㅎㅎ너희들 만할때..엄마도 전학 한번 가 볼걸..ㅎㅎㅎㅎ

         지금이라도 전학 한번 가보고 시프당~~~ㅎㅎㅎㅎ

 

아......지금 내 딸아이가 저토록 호기심 가득한 사춘기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너무도 감격스럽고...나를 설레게 한다...

나또한 궁금해 죽을 지경이다...어제 인천에서 전학온...그 이쁘다는....근데 알고 보니 화장을 했었더라는 그 아이는....

그 아이에게 홀딱 반한 전교의 남자아이들은...오늘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얼릉 큰딸램이 와야 할텐데...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