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여름...그 지루함에 지치고...
제발좀 이제 그만 가라던 더위가 가고...
제발 좀 와달라고 재촉하던 가을이 한여름의 더위로 인해 빵빵하게 틀어대던 에어컨의
찬공기로 앓아야했던 냉방병으로 병원을 들락날락 하고 있는 동안...이만큼 와있었다..
한여름의 더위로 인해 지칠대로 지쳐있던 내 육신의 나약함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던 무력함에 빠져...
나의 정신을 놓고 두려움으로 떨고 있는 동안 어느새 어서 오니라..하고 부르짖었던 가을이 저만큼
누렇게 익은 황금의 색깔로 성숙해있었다...
남편과 함께 자주 오가던 길...
여름 날의 더위 앞에선 이 길이 아름답기는 커녕...
공포스럽더니
무더위가 물러간 지금은 ㅇ ㅏ....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지구는 여전히 살아있었고...
대한민국의 사계는 아직도 건재하단 것을 증명하듯...
무르익은 가을의 곡식들은 최고의 아름다운 색깔로 나를 맞이한다...
난 모든 마음을 다 열고...
양팔을 벌려 이 가을의 황금벌판을 누려보리라...
맘껏 담아보리라 맘먹는다...
운전중에 차를 세워 저 하늘거리는 우주의 신비스러움을 담고 있는
코스모스를 찍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몇번이나 느끼면서도...
시간을 재촉하는 남편의 등살에 못이겨
시도조차도 하지 못하고 등지고 와야했던 어제...
남편을 목적지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또다시 쏟구치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좁은 시골길 한켠에 차를 세우고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가을을 담은 코스모스에 싸구려 카메라를 갖다대고
저질스런 몇장의 사진을 찍어댔다...
가을 꽃아....나는 니가 참 좋다...
소국을 보면 소국이 가장 아름다운거 같고...
코스모스야...너를 보면 니가 제일 아름다운거 같아...
난 그렇게 가을 꽃이 좋다...
화장끼없는 소녀의 얼굴을 들여다 보듯 너를 보면 상큼하고...
청초하다...그래서 나는 가을 꽃이 참 좋다...
그런 가을을 닮고 싶어서
나도 이가을날에 화장끼 없는 얼굴로 이리저리 헤매이고 다닌다...
코스모스처럼...소국처럼...그렇게 청초한 모습을 하고 싶어서...
우주의 별처럼 흐드러진 너라서 코스모스라고 지었을까...?
아무런 꾸밈도 망설임도 없이 지천에 널려있는 그 천진한 모습이 또한 좋아...
저 천진함을 어떻게 그림으로 담아볼까..?
생각만하고 바로 포기를 해버린다...
사진을 찍는 사람도 아마츄어...
카메라도 아마츄어...
그 덕분에 가을의 진풍경을 제대로 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참 좋은 아침이였다...
어떻게 이 아름다운 풍경을 머리속에만 담을 수 있단 말인가...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산뒤의 저 풍경을 어찌
기억으로만 담아둘까...
그래도 싸구려 카메라가 있어...
저질스런 사진이라도 담을 수 있으니 참 고마운 아침이였다...
하나님...이런 아름다운 아침을 주셔서 고맙습니다..하고
기도드리고 싶은 아침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