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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절벽위의 해국

예쁜 수채화 2009. 2. 4. 22:59

 

 모처럼 날을 잡고 출사를 떠났다.

섬에서 섬속으로

로프가 필요할듯 하다 해서 로프도 몇 미터 준비를 했다.

긴장 된 마음으로 절벽을 오른다.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해국들...

펼쳐진 현장은 정말 아슬아슬 했고

한사람이 겨우 서 있을 공간들 뿐이다

오히려 밧줄이 더 거추장 스러워서

교대로 한사람씩 내려가서 촬영하고 올라오기로 하고

서로 안전한 곳을 찾아서 움직였다.

 

그런데 왜?

저 녀석들은 아슬아슬한 바위끝에서 자태를 뽐내는지.

정말 얄미워 진다.

위를 쳐다보니 아득한 절벽이고 밑을 쳐다보니 검푸른 바다 뿐이다.

가파른 벼랑끝에서 중심을 잡고 의지할 곳을 찾는다.

 

 더 이상 닥아설 곳도 물러설 곳도 없다.

뒤에서 봐주고 조심 하라고 말을 걸어 주면서 동료들에게 용기를 준다.

아차 하는 순간은 정말 초상을 치룰수 밖에 없는 현장이다.

발걸음도 조심스럽고 손끝하나의 움직임도 정말 조심스럽다.

그래도 상황에 맞게 렌즈를 갈아 끼우면서 여유를 갖고 기다린다.

어느 정도 적응할 시간도 지나면서 날씨탓도 할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발 밑에는 낚시 꾼들이 조그만 움직임고 밀려오는 파도만이 보인다.

 

 보다시피 왼쪽은 꽉 막힌 절벽이고

오른쪽은 30~40센티미터의 공간도 없는

바위 틈새에 한쪽눈을 딱 감고 엎드리다 시피 서 있다.

오늘 오전 내내 이렇게 긴장된 촬영을 하고

여유를 찾으면서 한잔하고 이렇게 앉아서 회상을 한다.

그런데 내일 또, 가고 싶다

파란 하늘도 그립고 그에 따른 바다도 그립고

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도 그리워서다.

 

며칠간 이렇듯 아슬 아슬한 사진을

올리려 한다.

다음은 벼랑끝 바위 틈새에서 피어난 연화바위솔 그들의 생태를 파헤친다.

그리고 님들이 박수 소리를 듣고 싶다.

출처 : 탐라의 향~
글쓴이 : 야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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