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추장스러움이 싫어지는 계절인지라....
좀 더 심플하게 살고 싶다...
햇볕은 쨍쨍하고 바람은 꽁꽁 숨어버렸다..
몸통에 칭칭감기는 천자락이 싫어 자꾸만 쪼각난 옷들을 꺼내들게 되고...
두터운 막으로 발을 싸고 다니는 느낌이 싫어 운동화를 벗어던지고 싶어진다...
거추장스러움이 싫어지는 계절인지라...
되도록이면 간단하고 편리한 것들을 손에 들게 된다...
마르고 닳도록 신고 다니던 운동화를 또 다시 신어보겠다고 꺼내어 놓고 보니...
그 참담함이 함께한 세월의 척박함을 담고 있는 듯 하여..
괜시리 가슴이 아리다...
정을 떼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깔끔시럽지 못한 발이란 것을 온종일 담고 다녔어야 하는 운명으로 타고난 운동화...
이제 그 것을 내다 놓고 또 새로운 운동화로...
더티한 발을 담고 다니려 한다...
익은 것을 내다놓아야 하는 슬픔을 간직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즐거움에 흥얼거리며 노래가 나오려한다...
염치없이....인정머리 없이....;;;
요렇게 쌈박깔쌈한 운동화를 신고 보니....
하늘끝에라도 닿을거 같이 폴딱이고 싶어진다...
감정도...심플하고 싶다...
새 것을 그저 기쁘게 받아드리련다...
묵은 것은 저 기억속으로 넘겨버리고...
뭐든 버리지 못하고 가슴에 마음에 창고 한 구석에
처박아 두고도 몇해를 더 버티고 있어야 하는
이 여자가 그리 살기는 쉽지않은데 말이지....
왕방울의 비즈가 이뻐 고민없이 사버렸던 샌달....
오늘은 이 샌달을 꺼집어내어 발에게 맑은 산소를 제공하고자 한다...
햇살도 쬐어야 하고...
맑은 공기로 호흡도 해야지...내 발도...
구리구리한 냄새를 풍기고...
밀가루 같은 미세먼지를 품게 되더라도 말야....
옆트인 스커트를 집에 들고 왔다...
뭔가 자꾸만 단순하면서도...
공기가 통하는 것 같은 그런 디자인의 옷을 사들이게 된다...
이 여름엔....제정신 아닌거 같이 더워죽겠는 이여름엔....
고급스러울 필요가 없이 그저 몸통의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춰줄 수 있는 것이면 된다...
보는 이의 시선온도도 식혀줄 수 있는 것이면 된다...
이 여름엔...나는 그렇게 걸치고 다니고 싶다...
이 여름엔...나는 그렇게 신고 다니고 싶다...
챙모자 하나 머리에 얹고...
그저 그렇게 편하게 갈등없이 이겨내고 싶다...
더위와의 전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