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갈 집엔 어떤 색을 담아볼까....?
2년 1개월의 남의 집살이를 끝내고....우리집으로의 복귀시간이 돌아왔다...
말 그대로 학수고대....아마 우리 가족들의 목이 정말 학처럼 길어지지 않았을까....
그렇게 이사란 것은 우리 가족들에겐 간절한 것이였다...
2012년 3월 21일...우리집에서 신혼살림을 차린 세입자가 집을 비우는 날이다...
그리고 2012년 3월 31일....딱 열흘 후 우리가 그 집으로 이사를 한다...
남은 열흘간의 여백이 내가 집을 맘껏 꾸밀 수 있는 시간...
그 열흘동안 난 얼마나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지금 내 머리를 가장 복잡하게 하고 있는 것은....벽이다...벽에 드리울 색깔....
칠할 수 있는 벽면은 몇안되는데...난 만가지 색깔을 그 벽에 담고 싶으니 말이다...
그렇게 색깔로 칠하다 칠하다 못해 하얘져버린 머리속을 식히기위해....차라리 바늘을 잡았다...
머리속에서 들고 있던 페인트묻은 붓을 내려놓고....난 바늘을 잡았다...
언젠가는 우리들의 보금자리로 복귀하게 될 것을 알았기에...버리지 못하고 챙겨둔 쿠션커버를 꺼내었다...
이렇게 누렇게 묵은 때를 갖고 있는 이 낡은 쿠션커버를 버리지 못한 것은...
내 기억에 가장 아름답게 자리잡은 추억의 한 장면때문이리라...
이 쿠션들이 그 속에 있었고...그 것은 내가 다시돌아갈 수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었기에 내 품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영광의 그 날이 온 것이다...
나는....수채화는....수채화네 가족들은....비록 조금 더 노후되었을테지만....
그들만의 보금자리로 컴백하는 것이다....
그렇게 벅참으로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기에는...바느질이 최고이지...
그래서 바늘을 잡고 페인트에서 벗어나 천이 주는 색감속으로 빠져든다...
그렇게 시작한 바느질이 오늘에서야 끝이 났다...
이렇게 낡고 누렇고...칙칙하기까지한 이 비호감 쿠션커버를
어떻게 호감형쿠션커버로 리폼을 할 것인가...?
단순해야 한다...배보다 배꼽이 더 크면 곤란하니까...
그리고...이미 너무 낡은 탓에 많은 공을 들이기엔
허무하니까....
그렇지만....부족해서도 안된다...
그러면 이 작업자체가 의미가 없어지니까...
그래서 간단한 바느질이 가능하면서도...
화려함은 배가되는 원단을 물색했다...
그렇게 고른 녀석들이 이 핵사곤문양의 천이다...
프린트이지만 패치를 한 듯 효과적인 원단...
오늘은 그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이 원단으로...
간단하지만 꽉채워진 작품둘을 시작해본다....
먼저...하얀 커버를 선택하고...
찌든때가 가장 많이 드러나는 곳을 선별해서...
그 것을 감추기좋은 문양을 넣는다...ㅋ
감추는 것이 불가능할땐...
시선을 돌리는 효과를 시도해본다...^^
핵사곤문양을 꽃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수국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허전하게 뻗은 줄기에...
디자인적인 美를 가미한 커다란 이파리 하나를 달아주고...
균형을 잡아 주었다...
부족한 색감도 보충을 해주어 톤도 맞춰주는 역할도 하는
커다란 이파리...그 것이 오늘의 포인트가 될 듯....
그리고 하얀배경과 핵사곤문양이 잘 어우러 지도록
스티치도 넣어주었다...
이제 분홍색커버에 문양을 넣으면서
하얀커버 작업시 찍지 못한 사진을 보충해 보았다...
줄기를 아플리케 하고 있는 모습...
역시...약간은 다르지만 비슷한 분위기를 갖고 있는
천으로 이파리를 붙여주고...
수성펜자국을 없애기위해 물을 뿌렸다...
이렇게 퀼트적인 요소와 디자인적인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색다른 쿠션커버가 완성되었다...
이제 누렇게 변한 색을 빼주기위해..
표백작업을 해야겠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
할 수 있는데 까진 해볼테지만...
지금 이상태로도 충분히 이쁘니까...
큰 기대는 못할 세탁이더라도...
실망하지는 말것..!!!
우리는....결국엔 이사를 갈 것이니까....!!!
아...그 곳에 정말 어떤 색깔을 넣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