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시인의 가장 슬픈 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노래한 윤동주....
많은 시인을 알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도 그 어떤 시인을 알게 된다 해도...
그 만큼 사랑하게 되지는 못하리라....
내가 가장 사랑했던 시인 윤동주....
읽을때 마다 뼈져리게 느껴지는 그의 깊은 고통...
읽을때 마다 전해지는 순수...
그의 시에는 이렇게 두 감정들이 내려져있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남자로서의 삶과 인간으로서의 행복....
조국와 민족의 고통앞에서....
그는 저 둘을 내려놓치 않을 수가 없었나보다....
나는 그의 삶을 그렇게 짐작한다...
이런 주관적인 짐작으로 본 그를 그 것만으로도 사랑한다...
그런데 그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내면의 순수함과 고통을 읽게 된 불혹이라는 나이를 넘어선 이 순간...
난 더욱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내 나이 사춘기땐 누구나 읊고 다니며 찬양했던 '서시','별헤는 밤'...
그 아름다운 시들이 지금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 아름다운 시들을 외우며 감동받던 그 사춘기 소녀들의 모습은 지금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언니와 오빠와 윤동주의 시를 외우며 숱한 밤을 보낸 기억이 아직 내게 있는데...
우리의 아이들에게서는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런 중에 그 시들처럼 서정적인 맛은 없지만 더 가슴아픈 감동을 주는 시가 있어 올려보기로 한다...
이미 아는 이들은 다 알테지만 어쩌면 모르고 지났을 이들을 위해 윤동주의
시 '참회록'을 올려본다. 이 시를 읽을때 마다 나는 생각하게 된다...
그는 무엇이 이토록 죄스러울까....를....
참회록
윤 동 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이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이런 부끄러운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우리의 영원한 시인 윤동주(尹東柱),
그를 가리켜 왜 아름답고 순결한
서정 시인이요 민족 시인이라 하는가!
나라 잃은 백성의 삭막한 땅 만주 용정에서 1917년에 출생,
연희전문학교를 거쳐 일본 도시샤 대학에서 영문학을 수학중
일제(日帝)는 항일 독립 운동자라는 너울을 씌워,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라며,
나라와 겨레와 아름다움과
진실만을 추구하며 사랑하던
시인 윤동주를 체포, 옥사케 했다.
일제는 그렇게 잔혹하게 29세의 젊고 순결한
영혼의 시인을 앗아 갔지만,
윤동주는 그 일제 말기의 암흑기에
찬란히 빛나는 문학유산을 남긴
오직 한 사람의 시인으로 기록되고 있다.
▲<<옮겨온 글>>
운동주의 시 '참회록' 을 읽을때 마다 나는 묻게 된다...
그는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까지 내려놓았음에도
더 내려놓지 못한 것에 저토록 욕되게 살았다 죄스러워 하는데...
도대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나는 왜이리 당당한가....
그런 것이 고통스러운 나는
오래된 책갈피 속에 묻혀진
이 슬프고 아름다운 시 '참회록'을
펼쳐놓고 내 눈에 나 가슴에 담아본다...
그리고 세상에 한번 더 전해본다...
지금 나에게도 참회 해야 할 것이 있나보다...
자꾸만 내 머릿속에 그의 싯구절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