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 사는 멋/두 다다가 주는 삶의 의미

영화 '써니'의 주인공이 나였어요..ㅎㅎ-touch by touch같이 들어요~ㅎㅎ

예쁜 수채화 2011. 9. 25. 16:37

 

 

요즘 동복입고 등교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봄에 하복에 얽힌 일이 생각이 납니다..ㅎㅎ

우리 친구들 끼리...우리는 저주받은 세대라고 했었던 그 시절...

우리 동기들은 머피의 법칙에 걸려 든 것일까...

국가에서 시행하고자 하는 시범 모델이 늘상 우리 개띠들이 되었으니..

그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생각은 안나는데..유일하게 생각나는 것이 교복이네요...

 

중학교 가면 그토록 간절하게 꿈꿔왔던 교복을 입을 수 있다는 설레임에...

정든 교정을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도 뒤로 하고 교복을 입은 내 모습을 상상해 보며

미소를 지어 본 사람이 어디 나 혼자 뿐이랴...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불행히도 우리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그 때부터 교복자율화..라는 제도가 생겨..

우린 그토록 염원하던 교복을 한번도 입어보지 못하고...졸업까지 하게 되었던 것....

아....이런 저주받은 세대의 비극이여....친구들은 그렇게 비통하고 애통한 맘을 달래느라 참 힘들었습니다...

누구한테 하소연 하랴...주어진 운명인 것을...

 

가끔은 그나마 60세대가 아니라 70이라 다행이라고 하지만...그 턱걸이는 어느 때 부터인가..시시때때로

시범대상이 되었었던거 같습니다..ㅎ

그렇게 교복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포기해야했고...어느 새 나는 교복을 입어야 하는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네요...

올 봄...아이와 함께 아이가 입을 교복을 사러 가면서 내내 마음이 참 심난해 짐을 느꼈습니다..

교복을 사고 집으로 와서는 어렵게 이런 말을 아이에게 건냈습니다..

"저기...엄마가 니 교복 한번 입어보면 안될까..?" 라고요....;;;;

아이 또한 교복에 대한 기대감이 내 어릴적보다 덜하진 않았기에...하들짝 놀라며..단호하게 잘라서 말합니다...

"절대...안돼요..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사이즈도 안맞을 걸요..?ㅎㅎ그렇게 입고 싶으시면 사입으세요..ㅎㅎ"

하면서 엄마를 너무 엉뚱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ㅜㅜ 아이의 마음도 이해가 되지만 너무 야속하더군요..

 

그래서 한번 더 졸랐습니다..

"한번만 입어 볼께..엄마도 교복을 너무너무 입어보고 싶었단 말야...응..? 사이즈도 뭐...그리 차이도 안나는데 뭐...

금방 입어만 보고 벗어 놓을께...한번 입어보자...너 너무 하는거 아냐..?" 라고 억지도 써보고 겁도 줘봤습니다만...

절대 안된다는 아이..끝까지 안된다는 아이...그리고 너무 웃기다며 옆에서 킥킥 거리며 계속 웃고 있는 작은 아이...ㅜㅜ

둘다 너무 야속했지만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런데 큰아이가 "엄마...절대로 입으시면 안돼요...이거 좀 빨아주세요.." 하면서 교복을 저에게 내미네요...ㅎㅎ

'아니..이게 웬 떡이야..?ㅎㅎ' 하면서 아이에게는 안입는다..안입어...하면서 돌아서서 웃으면서 나왔어요..ㅋ

세탁기에 옷을 넣으러 가는 척 하면서 화장실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지요..ㅎㅎ

남편에게도 깜짝 놀라게 해주려구요..ㅋㅋ

 

그리고는 먼저 남편이 쉬고 있는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자기야..나 어때..?ㅎㅎㅎㅎ" 하며 남편의 눈빛을 살피니...완전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썩소를 날립니다..

"참눼~~뭐하노..? ㅋㅋ하이고~~참 눼....ㅋㅋ" 하면서 남편이 킥킥 거립니다...ㅎㅎ

"난 정말 교복이 너무 입어보고 싶었단 말야..ㅋ 이쁘지..? 아직 괜찮지..?ㅋㅋ"하며 저도 덩달아 막 웃었지요..ㅎㅎ

그리고는 놀라 기절할지도 모를 아이들이 있는 방에 들어갔습니다..
"얘들아....엄마 좀 봐라~~" 하면서요...ㅋ

먼저 본 작은 아이가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면서 마구 웃어주시고..ㅎㅎ

큰아이는 안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뜨며 "엄마~~~아......진짜...엄마~~~~당장 벗으세요.......!!!!!ㅎㅎㅎㅎㅎㅎ" 하면서

설마 옷을 빨아달라고 맏겼지만 이렇게 몰래 입어볼 줄은 몰랐다며 어이상실한 웃음을 터뜨립니다..ㅋㅋ

완전 상상도 못했다면서...완전 속았다면서...웃어대며 벗으라고 옷을 벗기려는 큰아이...ㅎㅎㅎㅎ

어쨌든 그 덕분에 저는 소원성취를 했답니다..

 

그런 중에 써니라는 영화가 힛트 중이라며 가는 곳 마다 얘기하고...또 다니고 있던 댄스스쿨에서도 영화 써니 덕분에

복고풍이 유행이라며 써니에 삽입된 댄스와 음악도 틀어주고 해서 저도 써니를 보게 되었는데...

세상에...그 영화의 주인공인 유호정이 딸래미 몰래 교복을 입다가 들키는 장면이 나오는 거예요..ㅎㅎ

순간 그 장면을 보면서...내 아이와의 일이 생각이 나면서...아....나만 그랬던게 아니구나....

저 글을 쓴 작가도..그랬었구나...하는 동질감을 느끼니 울컥하며 목이 메이더라구요...ㅜㅜ;;ㅎㅎ

그리고 동복을 맞추러 갔다가 여사장님에게 그 얘길 했더니...의외로...교복을 아이들 몰래 입어본다는 엄마들이 많다고 하시네요..ㅎㅎ

그럼...그렇지..ㅋ내가 그렇게 푼수는 아니지..세상에...나만 그런게 아니라잖아..

나만 그랬다면 푼수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ㅎㅎ많은 엄마들이 그런다잖아..ㅎㅎ하며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같은 세대의 애틋한 정서를 동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들이 있다는 것에서 위안을 얻었다고 나 할까....동질감이랄까...

그런 것을 얼굴도 본적이 없는 그 사람들에게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밝아졌답니다..ㅎㅎ

 

그런데..동복을 입고 등교하는 아이를 보니...또 동복이 입어보고 싶어집니다..ㅎㅎ

나 어쩌면 좋아요..?ㅋㅋㅜㅜ

사실...하복보다는 동복이 더 이쁘잖아요..?ㅋㅋ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그 것도 꼬옥 입어볼 것이라 다짐합니다..ㅎㅎ

그리고 이번엔 인증샷도 꼬옥 찍어보고 싶은데....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겠죠..?ㅎㅎ

자....저의 성공을 위해 파이팅해 주세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