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수채화 2011. 5. 19. 15:17

4월에 있었어야 할 소풍이

장기간의 비로 인해 5월로 훌쩍 미뤄져버렸고...

며칠전에 비로소 소풍을 다녀올 수 있었답니다..

 

예전엔 체험학습을 소풍이라고 했었는데...

소풍이라는 서정적인 단어가

체험학습이라는 삭막한 용어로 변화되었다는 것에...

조금은 서운한 감이 없지않네요...

 

교실안에서의 학습에 지친 아이들에게

숨쉴 수 있는 여유를 조금이나마 주고자 했을

교육관계자들의 배려와 사랑이 숨어있는 듯한

다정한 언어 '소풍' 이...

 

소풍조차도 하나의 공부라는 개념을 심어주는 듯...

아이들에게...

그리고 소풍이라는 다정하고 즐거운 단어에 익숙해져있는

그래서 도시락싸기가 참 즐거운 엄마들에게...

체험학습이라는 삭막한 언어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체험학습이라는 용어를 애써 소풍이라고 말하며...

아이에게 소풍갈때 점심은 뭘로 준비할까...?라고

아이의 의견을 묻습니다...

이번에 아이가 주문한 도시락은

'베이컨 말이 밥' 이였고...

 

그 것에 엄마는 담백한 맛을 낼 수 있는 상추를 겸해서...

느끼함을 없애주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상추쌈이 곁들인 베이컨말이 밥이 되었네요..ㅎㅎ

 

 

위의 접시에 담긴 베이컨말이 밥은 작은아이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소풍을 가지않는 큰아이에게 맛보여주기 위해 아침으로 준비한 것입니다..^^

 

 

바로 위의 사진이 상추쌈이 곁들어진 베이컨말이 밥이 되겠는데요...

말이용 베이컨을 프라이팬에 구워서 밥을 넉넉히 넣고 싸주면 됩니다..

그리고 딱딱한 줄기부분을 제거한 상추를

부채꼴모양으로 이쁘게 모양을 낸후...

밥이 말린 베이컨을 상추위에 올리고 돌돌 말아주면 되는데요...

 

그 말린 모습이 마치 한송이 꽃과 같아서...

전 또 다른 이름으로

'꽃상추 베이컨말이 밥'이라고 하기도 합니다..ㅎ

실제로 꽃상추로 말아주면 훨씬 더 이쁘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김치가 없으면 밥을 못 먹을 정도로

김치를 찾아대는 아이인지라...

아무리 이쁜 도시락일지라도...

반찬으로 김치는 꼭 싸줘야 한답니다..ㅎ

 

그리고 짜지않게 양념한 계란장조림으로

혹시나 출출해지지 않을까를 염려해서 후식으로

참외와 함께 넣어주었구요...

 

 

 

소풍지에서 이렇게 늘어놓고 도시락을 먹을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엄마가 먼저 늘어놓고...

엄마가 먼저 행복해 합니다..ㅎㅎ

 

 

역시나 짐작대로...

점심시간이 되어 도시락을 풀어놓자 마자...

친구들이 몰려들어서 꽃상추를 하나씩 뽑아가는 바람에...

지는 먹을 것이 없게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되었다는 아이의 말에...

오늘도 저는 즐거웠답니다..ㅎㅎ

 

"아이들이 상추도 버리지 않고 잘 먹었어..?'라고 묻는 엄마의 말에...

"상추가 있어서 더 맛있었어요..."라고 대답하는 아이...

이렇게 반응이 좋을땐 왜이리 행복해지는지..

수채화를 행복하게 하기는 참....쉽다는 생각이 드네요..ㅋㅋ

 

 

아이들이 체험학습이다...운동회다...하며 자신들이 먹고 싶어하는 메뉴를

주문하고...엄마와 타협해가면서 의견을 나누는 것에서 부터...

정해진 메뉴를 위해 장을 보러 나서고...

재료를 손질하고....하는 그 과정...

그리고 특별한 날을 위해 새벽일찍 일어나서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 까지...

엄마라서 행복한 이유는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류 요리사는 아니지만...

특별히 요리를 배워보진 않았지만...

가족들을 위해 요리하다보니

경험이란 것으로 얻어진 솜씨...

함께한 세월로 다져진 요령...ㅋ과 함께

아이들이 즐거워할 모습을 상상해가며...

오직 엄마의 정성으로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은...

아이들의 사랑스러움에 콩깍지 씌어서 사는 저에게는...

더없는 행복의 조건이 된답니다..

 

먼저 소풍을 다녀 온 큰아이가...

"엄마는 저희가 먹고 싶다고 하면 다 해주시잖아요...

그런데 아이들의 의견은 무시하고 무조건 김밥만 싸주는 엄마들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친구들이 제 도시락을 보면서 너는 좋겠다고 했어요.."

라고 하더군요...

 

엄마가 된 저는 그 엄마들에게는 또다른 방식의

자식사랑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같은 엄마로서 이해를 하고 있지만...

아직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느끼고 할때이니 만큼...

사소한 것 하나에도 무심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도시락 하나만으로도 아이들과 엄마...

그리고 아침 출근길에 아이의 도시락을 들여다 보며...

"와~~맛있겠네.."라고 말하는 아빠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네 식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답니다..

그래서 도시락을 싸야할 일이 생기면...

우리가족들은 벌써...행복해지기 시작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