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책꽂이를 사랑스러운 선반으로
사무실에서 머무는 시간이 그리 긴 것은 아니지만...
잠시라도 여유로운 공간을 갖고 싶은 것은 욕심일까...?
좁지않은 책상이 책꽂이등등의 잡다한 물건들로 인해서
좁아지게 되는 것이 못내 답답하고 산만했던터라
쓸만한 책꽂이나 선반하나 버려진 것이 있다면
의자 뒷벽에 하나 걸어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좁아지고 답답하게 여겨지는 책상에 변화를 줘보기위해
책꽂이를 이리저리로 옮겨보기도 했었다...
그런 중에 깨달은 것은 저 책꽂이가 책생위에 존재하는 한
절대로 책상위는 넓어지지 않는 다는 것..
그리고 답답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얼릉 참한 선반하나 누군가가 내다놓길 기다리고 있었다..
적당히 크기도 컸으면 좋겠고...
보기에 빈약하지않게 튼튼해보이는 녀석이길 바라면서..ㅎㅎ
돈주고 살 것도 아니면서 입맛에 맞는 녀석을 기다리고 있는
나는 참 웃긴다 생각하면서도..
그런 멋진 선반이 하나 버려지길 바랬다..ㅎㅎ
그래서 분리수거장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맬맬 탐색하고 있는 어느날...
너무너무 튼튼하고 크기도 커다란 요 책꽂이가 버려져 있는 것이다...
하부장은 따로 떼어낼 수 있는 디자인으로 되어있어서
함께 버려진 하부장은 그대로 두고 요녀석만 끙끙거리며 들고
사무실 내 옆자리에 보관해두었다..
남편이 오면 또 잔소리 할텐데 어떡하나 고민하면서도..
덩치가 워낙에 큰 녀석이라 어디 숨겨두지도 못하고 해서
그냥 욕먹으면 되지뭐..하는 각오로 눈딱감고
내 옆자리에 위풍당당하게 자리잡아주고...
며칠 또 방치할 수 밖에 없었다...
막상 들고오긴 했는데 페인트도 준비되지 않았고...
너무 무거웠던 것이다...
큰 녀석을 바라긴 했지만 이토록 무거워서는 석고벽에 걸기가
만만치가 않았기에 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했다..
한참을 녀석을 째려보며 탐색하던 중...
뒷면에 붙여진 합판이 불필요하게 여겨졌다...
또한 그 녀석덕분에 더 무거워졌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미련없이 뒷판은 떼어내기로 결정...
바로 작업에 들어갔고...
역시 결과는 훨씬 가벼워졌다는 것...!!^^
뒷판을 떼어내고 나면 혹시 양옆면이 벌어지지 않을까도 고민했지만
그래도 윗쪽에 연결된 지지대 덕분에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은
탁월했다..하나도 벌어지지 않고....
이렇게 가벼운 선반으로 거듭난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페인트를 또 사기도 번거롭고...
쓰다남은 화이트페인트와 가까운 문구점에서 팔고있는
아크릴물감을 섞어서 밝은 핑크색을 만들어봤다..
딱히 핑크색을 좋아한다던가..
구체적으로 핑크를 쓰기로 계획했던 것이 아니였기에
맘에 쏘옥드는 것은 아니였지만
다 칠하고 나니 괜찮다는 생각...
어설픈 작업끝에 완성된 핑크색의 선반이다...
벽에 걸고 디피 좀 해주니 나름 사랑스럽게 보여 다행..ㅎ
며칠 방치해두는 것을 보고있자니 답답하던 남편...
그냥 버리지...? 하길래 절대로 안돼~!라고 강력히 주장했었는데..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도 이젠 손봐주면 제법 그럴싸하게 변신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는지라 강력히 버리자..!!라고 하지는 않게 되었다는 것..ㅎ
그리고 역시나 완성된 선반을 보더니 이쁘다고 칭찬해 주었다는 것..ㅎㅎ
요렇게 벽에 거는 작업은 남편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혼자였다면 아무리 가벼워졌다해도 여자 혼자의 힘으로는
저런 높이까지 들어올려가며 못질한다는 것을 불가능한 일...
저렇게 참~한 모습으로 걸려있는 것을 보니
흐믓~~하다...
돈주고 사지 않고도 필요한 것을 얻게되어 더 흐믓~~^^*
컵도 다시 자리잡아주고...
책상위를 너저분하게 했던 서류화일들도
다시 정리해주었다..
덕분에 넓어진 책상...
그리고 사진찍을때 시야를 가리지 않아서 좋고...
바느질하기에도 좋고..
오랜만에 사무실 청소한번 하고...
왔다갔다 하는 남편..
밤에는 밖에서도 사무실의 풍경이 보이는데..
어떻게 보이나 궁금해서
밖으로 나와서 사무실안의 풍경을 찍어보고 싶어진다..
예쁜 소품가게 처럼 보여지길 바라면서..ㅎ
부족한 부분들...눈에 거슬리는 부분들은
또 차차 바꿔갈 계획도 세워본다..^^*
좁았던 책상은 훨 넓어지고...
체리색의 안예쁜 책꽂이가 핑크빛깔의 사랑스러운 선반으로...
리폼은 이래서 즐겨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
매니아들은 아시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