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에 충실한 나/집은 작은 우주

이사한 집에서의 18개월동안 써나갈 또다른 이야기

예쁜 수채화 2010. 2. 2. 13:22

적어볼 수 있는 이야기는 참 적습니다..

가슴속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에 견주면...

칼릴지브란의 싯구절을 인용해봤습니다...

지금의 내 심정을 대신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표현이기에...

 

1년 몇개월을 예쁜 수채화와 그 식솔들이 머물

작은 공간...도대체 몇평이나 될까...

상상했던 것보던 좁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나 좁구나 싶은 오밀조밀한 공간...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는 공간에서

살아본적이 내게도 있었건만...

아득히 먼 옛날 같기만 한 그때의 풍경을

오늘 다시 연출하게되는 아침....

 

그땐 아이들이 어렸기에 그닥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오늘은 아이들과 화장실 앞에서 줄을 서야하는

재밌는 풍경을 연출해보게되었다...

그런 모습에 수채화와 아이들은 또다른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일순위로 화장실을 차지하게 된

큰아이를 재촉하고 협박까지 해가며 이끌어내어..

세상의 고뇌를 뱉어내는 순간...

내 삶의 그 어느때 보다 나를 성숙시켜 줄 이 경험이...

못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훗날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젊은 여인들에게

소중한 기억을 더듬어가며 조언해 줄 수 있는...

삶의 경험이 풍부한 중년의 여인이 되어있겠지...

 

이렇게 크고 작은 굴곡으로 인해...

난 더 깊이 있는 여인이 되어갈거야...

십년전의 새댁이였던 나와

지금의 내가 하늘땅만큼 큰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니...

 

그 많던 삶의 짐들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그랬슴에도 차마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해...

부득부득 지고 왔던 그 짐들을...

도저히 좁은 이 공간에 둘 수가 없어

벼룩할 것들과 그냥 내놔야할 것들을 다시 선별하면서...

내 맘과는 달리 내어놔야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세상에는 가득채웠음에도 부족한 것 같았건만...

비워내었음에도 가득채워지는 이런 삶도 있었던 거다...

내가 모르고 살았던 세상...

골목과 내가 누운 침실의 차이가...

벽하나의 차이밖에 되지 않는...

지나는 연인의 장난이 내 바로옆에서 전해지는...

남자친구의 장난으로 비명을 질러대는

아가씨의 교태스러움이...

내가 누운 침실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런 세상이 있었던거다...

 

 

오늘 아침...급한 마음에 보여줄 수 있는 수채화네 이사한 집의 풍경은

이 것이 전부이다...이제 그 속에서 만들어갈...

풍경은 어떤 수채화로 그려질까...

언제...어디서나...예쁜 수채화로 그려나갈 그녀의 삶의 이야기는...

어제와는 또다른 향기를 품고 있을 것이다...

그녀조차도 알 수 없는 앞으로의 이야기들...

삶의 수채화를 그려나갈 방향을 어떻게 잡아가야할지

구상중인 그녀는 아직도 ING 이다...

 

작은 집에서의 생활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로 신이난 아이들을보며...

그녀도 어느순간 아이와 같은 마음이 되어보기로한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바라보는 이 작은집은

얼마나 많은 재미꺼리가 숨겨져있을지...

그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 나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