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 사는 멋/두 다다가 주는 삶의 의미

내 인생의 마지막 두 남자...

예쁜 수채화 2009. 10. 31. 00:46

이런말....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나는..ㅋ남자복을 타고 났다.ㅎㅎ  

   내게 있어서 첫번째 남자는 우리아버지...술을 하도좋아하셔서 울엄마가 맘고생 몸고생 넘 많으셨고

언니 오빠들..아버지 무서워 피해다녔지만 유독 막내인 나한테는 자상한 아버지였다...

술을 마셔도 난 아버지가 안무서웠고 아버지 무릎위에서 뒹굴었다...

그러면 수염난 턱을 내볼에 비비고 난 따갑다고 인상쓰고...또 웃고... 그랬다...

   여섯살이었거나 아님 다섯살이었거나 할때였다...어린 내가 다리를 꼬고 벽에 기대어 앉아있으니

아버지께서 " 주야~아기는 그렇게 다리를 꼬고 앉는게 아니다~ㅎㅎ!" 하시는 거다..그래서..나는

" 그럼~얼만큼 크면 꼬고 앉아도 되는데...??"하고 물었고...

당연히 그냥 알았다고 할 줄 알았던 아버지는 난데없는 질문에 잠시 난처해 하시더니...

" 어응~? 음........엉덩이가 아부지 만큼 커지면....!!" 하시는 거다...

난 당연히 아버지의 엉덩이를 바라보았고..."우와~저렇게 클때까지...??" 하고는 아직 한참 멀었구나..

하고 생각했다...ㅎㅎㅎ어쨌던 아버지는 나의 첫사랑이었다...ㅎㅎㅎ

  

   나의 두번째 남자는 작은오빠...

어렸을때는 그냥 서로 무관심한 사이였지만 오빠가 중학생이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밑으로 둘있는 여동생인 언니와 나에게 

너무나 자상하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화가를 꿈꾸고 음악을 사랑했었던 오빠는 일요일만 되면 남학교 음악책을 꺼내어 언니와 내게 가곡을 가르쳐줬고

우리는 한소절씩 따라불렀다..

그덕분에 난 초딩때 벌써 남학교 중고등 음악책에 나오는 가곡을 다 줄줄외고 있었고 초등학교 6학년때는

고등학교 졸업반이된 오빠에게 기타를 배웠고 고등학교 땐 대학생이 된 오빠에게 대학가의 문화를 전해들었다...

  

  막내인 나를 얼마나 예뻐해줬는지 내가 심술나 하루종일 울면서 고집부려도 하루종일 내옆에서 나를 달래주어 결국은

웃게 만들었고 초딩생인 나를 고딩생인 오빠는 친구들을 만날때나 선배들 만날때 자주 데리고 다녔고 울동생 이뿌다고

콩껍질씌여 자랑하곤 했다...

  우리막내는 동생이 없어 외롭다며 대학생 신분으로 없는 용돈 쪼개어 사다나르던 인형...

군에서 제대하던날 까지 " 부대앞에서 인형을 팔길래 우리막내 생각나 샀다 ." 며 들고 들오는 것이 아닌가...? 

   결혼전에는 뭣에던 자신없어하는 내게 큰위로와 힘이 되어 오늘날까지 내가 세상빛을 보게 해주었고..

신혼초 남편과의 트러블에도 현명하고 지혜로운 카운셀러가 되어주어 우리에게 바른 길을 잡아주었다...

" 우리막내가 오빠보다 훨씬 재능이많은데...!" 하며 열등감많은 내게 자신감을 주려 애썼다...

작은오빠는 나의 두번째 사랑이었지만 최고의 남자였고 지금도 그러하다..ㅎ

 

   나의 세번째 남자는 나의 신랑...진짜 밴댕이 같은...양은냄비같은 나의 성격을 두말 않고 묵묵히 받아주는 나의 신랑이다...

오직 막내로서만 살아왔던 나였던지라 투정이 습관이 된 나의 철없음을 10년동안 곰솥이 되어 다 삭혀주는 우리신랑...

두딸아이들을 키우며 너무지쳐 아기들 울음소리도 못들을만치 곯아 떨어져 있는 나대신 새벽과 아침 출근길에 기저귀와

우유를 챙겨먹여주었고 산후몸조리 뒷수발을 손수다~~해준 우리신랑...

그때 내가 부린 그 엄청난 히스테리를 짜증한번 내지않고 들어준 나의 사랑...

나의 세번째 남자...지금은 첫번째 남자가 되었지만...ㅎ

  

  이외에도 항상 가족이상으로 아껴주었던 직장동료들, 친정아버지보다 더 친정아버지 같으신 시아버님, 형수말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도련님 다~나열할 수 없을만큼 난 남자복이 많다..ㅎㅎ

 

  이제 내게는 두명의 남자가 남아있다...

바로 나의 사위들이다...내 인생의 마지막 두 남자...틀림없이 좋은 녀석들일게다...

지금까지의 내 남자운으로 미루어 볼때 틀림없이 내게 또다른 소중한 존재로 다가와 줄 멋진 녀석들일 거라 믿고 있다...

벌써부터 잘생기거나 성격좋은 남자아이를 볼때면 사위감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고있고 사위랑 백화점쇼핑하며

옷도 사주고 용돈도 주고 맛난것도 많~이 사줘야쥐~하면서 랑이에게 얘기한다...

얼마나 이뿔까...?? 우리 사위들...ㅋㅋㅋ

큰딸이 말하기를 " 엄마는 아빠를 너무 잘 골랐기땜에 엄마가 골라주는 남자랑 결혼할거야 !" 한다...ㅋㅋ...

누가 시집보내준다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