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에 충실한 나/집은 작은 우주

안주인의 향기가 묻어나는 집...그런 집이라면..

예쁜 수채화 2009. 3. 10. 16:26

 여느때 같으면 벌써 끝냈을

봄맞이 대청소를 이제서야 합니다..

늘 철철이 변화를 줘야하는 습관때문에..

어느 새 가족들도

그런 엄마의 모습에 익숙해져..

 

작업이 조금 늦어진다 싶으면

왜 대청소 안하냐고 묻습니다..

묻기전에 얼릉 해야겠다 싶어

움직여봤습니다..

아주 사소한 변화들로 인해

큰 활기를 얻게 되길 바라면서..

 

 

식탁으로 꽃을 옮겨봤습니다..

거슬리는 것은 싫지만..

봄은 느끼고 싶어서요..

 

 

안방 책꽂이에 넘쳐나는 책들은..

이렇게 작은 책꽂이를 마련해

나만의 자릴 만들어봤습니다..

 

 

보는 것 만으로도 흐뭇한 일입니다..

앞으로 내가 읽어야 할 책들은 모두 이자리에

꽂아두기로 합니다..

다 읽은 녀석들은 안방으로 들어가겠죠..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나와 만나질 책들을 상상하니..^^

 

 

겨울을 넘기면서 시들해진 우리집 초록이들...

비어진 화분에도 뭔갈 담아줘야겠습니다..

빈 화분만 봐도 쓸쓸해지는 것이 싫어서요..

 

 

베란다의 커텐도 묶어봤습니다..

한땀 한땀 바느질한 커텐...

묶으면서도 모양이 다칠까 마음이 아립니다..

그래도 속은 쉬원해지니

이또한 좋습니다..^^

 

 

직접 만드느라 손베이고

어깨 아파 몸살나게 했던 사다리 선반..

언제나 우리집 한 구석에

우직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봐도...

이뿐 모습 그대로..^^

 

 

우리집의 가훈아닌 가훈이 적힌 칠판..ㅎ

주워온 의자들..

하나도 버릴 것이 없네요..

오늘은 모두에게 광이 나게 했습니다..ㅎ

 

 

약간 흐리게 찍어봤습니다..

오늘 봄을 맞이한 날에..

많은 변화를 주기엔 무리가 있어..

살짝 바꿔봤슴에도..

기분은 이미 봄날의 햇살을

받은 것 처럼 화사해집니다..^^

 

구석구석 묵은 먼지들을

털어내고 닦아내니...

내가 살아온 흔적인가 싶어..

믿기지 않습니다..

참으로 많은 흔적들을

쌓아놓고 살았구나 싶어서..

내 행동거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먼지만큼 많은 만남과 관계들을

맺어 왔을터인데...

내게 남은 그들은 몇이나 될까..

이젠 내가 잡은 그 손들을

하나도 놓고 싶지 않습니다..

늘...내 삶속에 함께하길.

 

내가 맺은 그 인연들이

털려져 나가는 먼지처럼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일은 없도록...

넉넉함을 지닌 사람이 되게 하소서..

기도합니다..

 

너를 알게되어 기쁘다는 말을

꼬옥 들어보리라...욕심내면서..

화창한 날에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