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 사는 멋/멈추지 않는 나-수채화는 성장중

기나긴 부재 끝에 다시 컴백한 공방

예쁜 수채화 2017. 11. 29. 17:22



서산한 바람이 분다.

아무런 까닭도 없이 덩달아 서산한 마음이 되어 잘 닫힌 창문을 한번 더 들여다 보고

시린 발에 힘도 한번 더 줘본다.


마음 속에선 늘 존재하고 그리워하면서도 현실과 타협하여 뒤로 밀쳐버린 나의 꿈이여...

도대체 왜 그토록 현실은 늘 내 눈앞을 가로막는 것일까...

내 발목을 움켜잡는 걸까...


이 토록 나약한 여인네는 늘 그런 것에 순응하며 잘도 웃고 다녔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한 일이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인 덕분에

내 꿈속의 공방을 다시 찾아오게 되었고 너무 들여다 봐서 눈에 익혀버린 잡다구리한 소품들을

또 한번 담아본다.


쥔장의 길었던 부재의 시간만큼이나 두껍게 쌓인 먼지는

털어내도 털어내도 끊임없이 쏟아질 거 같아 지풀에 술술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히 걷어본다.


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줘서 어찌나 고마운지 나의 고향처럼 푸근하다.

이제 내 삶의 또 다른 안식처가 되어줄 나의 작은 공간에서

소스라치게 즐거운 일들이 포도알갱이 처럼 주렁주렁 열리길 바란다.